요가 해부학

나는 오랫동안 '유연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

H.E.E 2026. 8. 9. 10:25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후굴 자세에서 잘 안 되는 부분이 생기면 전부 "내가 유연하지 않아서"라고 뭉뚱그려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 표현이 사실 정확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유연성과 가동성은 다른 말이고,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엉뚱한 부위만 계속 스트레칭하다가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는 것도 함께 배웠다.

 

유연성과 가동성은 다른 말이었다

선생님이 설명해준 바로는, 유연성은 근육과 근막이 얼마나 늘어날 수 있는지를 말하고, 가동성은 관절이 실제로 그 범위 안에서 스스로 움직이며 힘을 낼 수 있는지를 말한다.

예를 들어 다리를 앞으로 들어 귀 옆까지 붙일 수 있어도, 그 상태에서 다리를 자기 힘으로 들어 올리지 못한다면 그건 유연성은 있지만 가동성은 아직 부족한 상태다. 나는 이 둘을 계속 같은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나는 오랫동안 '유연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
유연성과 가동성의 차이를 보여주는 수련 모습(전굴하며 어깨 회전)

 

어느 날의 수련 모습인데, 유연성과 가동성 차이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 같아 예시로 가지고 와보았다.

전굴할 때의 유연성은 나쁘지 않은 편이라, 파드마를 짠 채로 이마가 땅에 닿았지만(유연성),

어깨 회전근개의 가동성이 좋지 않아 충분히 팔이 회전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어깨가 찝혀있는 모습.

 

이는 체형적인 문제도 있고, 어깨를 말고 지내는 생활 습관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 정도는 받아들이고, 또 수련으로 조금씩 가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스트레칭만으로 안 풀리던 이유

한동안 고관절이 뻣뻣하다고 느껴서 매일 스트레칭만 늘렸는데, 오히려 후굴 자세에서는 별 변화가 없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이미 수동적으로는 충분히 늘어나는 범위를 갖고 있었고, 문제는 그 범위 안에서 근육이 스스로 힘을 쓰지 못하는 데 있었다.

스트레칭 대신 그 범위 끝에서 버티는 능동적인 동작(장요근, 햄스트링 강화 자세)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나는 오랫동안 '유연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
고관절 가동성 부족을 보여주는 수련 모습

 

 

다운독 자세에서 한쪽 다리를 깊게 접어 무릎 가까이 가져오는 자세를 해 본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이 때 팔의 힘 뿐만 아니라 복근, 다리의 힘까지 모든 부위의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기서는 고관절을 깊게 접어 무릎을 가슴쪽으로 최대한 밀착하는 것이 핵심이다. 

고관절은 몸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고관절이 깊게 굴곡되는 가동성이 좋아져야 허리, 무릎, 목 등 다른 곳 통증 없이 

수련할 수 있다. 

 

통증과 뻐근함을 구분하는 법도 여기서 갈렸다

가동성 이야기를 들으면서 함께 배운 게 통증과 뻐근함의 차이였다.

뻐근함은 늘어나고 있는 조직이 보내는 신호이고,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편해진다.

반면 날카롭거나 콕콕 찌르는 느낌은 관절이나 인대가 보내는 경고 신호에 가깝다.

예전에는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그냥 "아프면 참고 더 늘리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뻐근함은 유지하고 날카로운 느낌은 즉시 멈추는 것으로 기준을 나눴다.

 

몸마다 타고난 구조가 다르다는 것도

같은 반 회원 중 한 명은 후굴이 나보다 훨씬 쉽게 되는데, 고관절이 뻣뻣해서 앞으로 숙이는 자세는 나보다 훨씬 힘들어한다.

처음엔 그 사람이 전반적으로 나보다 유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은 그건 유연성 차이가 아니라 고관절 뼈 자체의 각도, 즉 골 구조의 개인차 때문일 수도 있다고 했다.

노력으로 늘릴 수 있는 부분과 타고난 구조라서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따로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다.

 

요즘 연습에 적용하는 것

요즘은 새로운 자세를 시도할 때마다 "이게 유연성 문제인지, 가동성 문제인지, 아니면 타고난 구조 때문인지"를 먼저 구분해보려 한다.

셋을 구분하고 나면 어디에 시간을 써야 할지가 훨씬 명확해진다.

예전처럼 무작정 더 늘리려고만 하지 않게 된 것, 그게 최근 수련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